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4볼넷을 얻어내며 ‘선구안 야구’의 진수를 과시했다.
김하성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타석 1타수 무안타 4볼넷을 기록했다.
4볼넷은 김하성의 빅리그 한 경기 최다 볼넷 기록이다. 앞서 2022년 5월 5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과 작년 9월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두 차례 3볼넷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6번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0-0이던 2회초 1사후 풀카운트에서 다저스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7구째 높은 94.4마일 직구를 볼로 골라 걸어나갔다. 하지만 루이스 캄푸사노 타석에서 초구에 2루를 훔치다 아웃됐다. 첫 판정은 세이프였으나, 챌린지를 통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올시즌 김하성의 첫 도루자 기록이다.
김하성은 선두 매니 마차도의 솔로홈런으로 1-0의 리드를 잡은 4회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랐다. 이번에도 풀카운트에서 팩스턴의 6구째 93.5마일 직구가 머리 높이보다 위로 날아드는 높은 공을 지켜봤다. 김하성은 2사후 잭슨 메릴의 내야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으나, 에구이 로사리오가 삼진을 당해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김하성의 3번째 볼넷은 6회 3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팩스턴이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고 물러나자 다음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에게서 볼넷을 얻었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93.7마일 몸쪽 직구가 몸쪽을 파고드는 볼이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캄푸사노가 병살타를 쳐 김하성은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6-3으로 앞선 7회초 1사 2루에서는 상대 바뀐 투수 알렉스 베시아로부터 자동 고의4구를 얻어냈다. 지난 3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4번째 고의4구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역시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김하성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펜스 앞에서 잡는 바람에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이로써 김하성은 타율 0.215(65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10득점, 10볼넷, 8삼진, OPS 0.731을 마크했다.
샌디에이고는 1-3으로 뒤진 6회초 무사 만루서 캄푸사노의 병살타 때 마차도의 득점, 메릴의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 때 주릭슨 프로파의 득점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7회초 1사 만루서 프로파의 싹쓸이 중월 2루타로 전세를 뒤집어 결국 6대3으로 이겼다.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는 5이닝 4안타 3실점으로 승패가 없었고,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즈는 9회 1이닝을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세이브를 따냈다.
1901년 이후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볼넷 기록은 6개다. 4명의 선수가 갖고 있다. 1938년 지미 폭스, 1984년 안드레 손튼, 1999년 제프 배그웰, 그리고 가장 최근 사례로 브라이스 하퍼가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16년 5월 9일 리글리필드에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동안 6개의 프리패스와 1개의 사구를 얻어낸 바 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다저스 투수 5명으로부터 14개의 볼넷을 얻었다. 이는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9이닝 기준으로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다저스가 내준 볼넷 기준으로는 1962년 뉴욕 메츠전에서 나온 16볼넷 이후 최다 기록이다.
또한 다저스 선발 제임스 팩스턴은 5이닝 동안 8볼넷을 허용했는데, 다저스 선발로는 2013년 맷 매길이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마크한 9볼넷 이후 최다 기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오늘 밤 우리 볼넷 숫자를 보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매이닝 바늘을 꿰는 것처럼 완벽하게 투구하려고 한 것 같다. 칠 수 있는 타자가 나와서 칠 곳으로 치면 안타가 나오는 법이다. 불장난을 하고 있는데 게임을 이길 수 있겠나”라며 투수들을 나무랐다. 안타를 안 맞으려고 피해가는 피칭을 하느라 볼넷이 많아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