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가 FA 영입에 합의한 ‘315홈런 거포’ J.D. 마르티네스(37)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포지션이 겹치는 최지만(32)에겐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만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와 1년 12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마르티네스가 신체 검사를 받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 캠프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르티네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데에도 동의했다.
FA 계약이 늦어지면서 스프링 트레이닝 과정을 제대로 밟지 못한 마르티네스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하다. 오는 29일 뉴욕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개막전을 갖는 메츠는 시범경기가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201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를 거치며 13시즌 통산 1522경기 타율 2할8푼7리(5718타수 1639안타) 315홈런 1002타점 OPS .874를 기록 중인 검증된 강타자. 올스타 6회, 실버슬러거 3회 경력을 자랑한다.
데뷔 초에는 코너 외야수로 수비를 봤지만 갈수록 지명타자로 출장 비율이 늘었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풀타임 지명타자로 113경기 타율 2할7푼1리(432타수 117안타) 33홈런 103타점 OPS .893으로 건재를 알렸다. 37세로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타자다.
마르티네스 가세로 메츠에선 여러 선수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최지만도 그 중 한 명이다. 메츠와 빅리그 승격시 최대 3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스플릿 계약을 하고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한 최지만은 1루수, 지명타자 자원이다. 시범경기에서 개막 로스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풀타임 지명타자 마르티네스의 가세로 최지만의 입지가 위험해졌다.
마르티네스가 실전 감각을 찾는 준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최지만의 개막 로스터 승선 가능성은 남아있다. 메츠 야수진의 마지막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최지만은 그러나 최근 타격감 저하가 아쉽다. 23일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에도 6회 대타로 교체출장,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6회에는 우완 윌 워렌의 4구째 몸쪽 낮은 86.1마일(138.6km) 체인지업을 잘 받아쳤으나 양키스 1루수 루이스 토렌스의 호수비에 걸려 땅볼로 물러났다. 선두타자로 나온 9회에는 워렌과 7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3루 땅볼 아웃. 7구째 93.4마일(150.3km) 바깥쪽 싱커를 잘 밀어쳤지만 3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로 돌아선 최지만은 시범경기 총 15경기에서 타율 1할7푼1리(35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6볼넷 12삼진 출루율 .293 장타율 .314 OPS .607로 고전하고 있다. 첫 8경기에선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1호먼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이후 7경기 타율 4푼7리(21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페이스가 꺾였다.
MLB.com은 메츠가 최지만이나 루크 보이트 중 한 명을 장기적인 벤치 솔루션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페이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둘 중 한 명을 정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이트는 12경기 타율 1할(30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OPS .422로 시범경기 성적이 안 좋다. 두 선수 모두 계약상 이번 주말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FA가 되는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둘 다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된다면 메츠의 마지막 남은 야수진 백업 자리는 DJ 스튜어트, 잭 쇼트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스튜어트는 아직 마이너 옵션이 남아있어 메츠가 쇼트를 남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쇼트는 16경기 타율 2할7푼8리(36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OPS .839로 시범경기에서 타격 생산력이 괜찮다. 쇼트의 활약도 최지만에겐 썩 반갑지 않은 일이다.